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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과 산이 아름다운 강원도 영월. 조용한 시골 마을에는 눈에 띄는 독특한 집 한 채가 있습니다. 주변의 전통적인 기와집이나 슬레이트 지붕과는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지붕부터 벽까지 온통 하얀색으로 뒤덮인 집으로 게다가 건물은 일자로 뻗어 있지 않고, 마치 날개를 활짝 편 새처럼 비대칭으로 꺾여 있습니다.
집의 주인공은 서울에서 영월로 삶의 방향을 틀고 귀촌한 부부, 이재용 씨와 허연정 씨의 집으로 현재 남편 재용 씨는 귀촌 6개월 차, 전직 대기업 직장인이자 지금은 ‘살림하는 남자’로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면, 아내 연정 씨는 여전히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며 주말마다 영월로 내려오는 ‘반반 귀촌’ 생활 중입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직장 선후배로 시작되었습니다. 함께 일하던 시절, 언젠가 시골에 내려가 집을 짓고 살자고 이야기하곤 했지만, 그것이 현실로 다가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계기가 된 건 코로나19 당시의 어느 날. 백신 접종 이후 재용 씨가 갑자기 호흡 곤란을 겪어 응급실로 실려 간 것입니다. 그날 밤, 서울에서 영월까지 달려오며 연정 씨는 마음속 깊이 다짐했습니다.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말자.”
이후, 재용 씨의 아버지가 예전에 마련해두셨던 영월의 한 땅에 집을 짓기로 결정했고 부모님 댁에서 불과 5분 거리에 집을 지을 때 두 사람이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바로 ‘숨통이 트이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내부는 일반적인 아파트 구조와는 전혀 다른데 복도, 주방, 거실 모두 평범한 집의 2배 이상 크기로 설계되었고, 어디서든 햇살이 들어오는 채광 설계가 핵심입니다.
예전엔 창백했던 재용 씨의 피부도 이제는 햇살을 듬뿍 머금은 건강한 색으로 변했습니다. 집 안 곳곳에는 다른 평범한 주택에서는 보기 힘든 요소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계단 대신 사다리가 놓여 있고, 추운 강원도 날씨에도 불구하고 집 전체는 대형 창문으로 개방되어 있고 화장실엔 문이 없고, 벽마저 투명 유리로 되어 있습니다.
남들이 보기엔 ‘특이한 선택’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삶을 사랑하는 진심과 서로를 위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