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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 백두대간의 남서쪽을 따라 푸른 능선이 파도처럼 이어지는 도시. 치악산의 위엄과 소금산의 다정한 풍경이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자연이 숨 쉬는 곳이기도 합니다.
원주에서도 도심을 벗어나면 조용한 마을이 있는데 바로 흥업면이라는 곳입니다.
동네지기 이만기 씨가 찾은 원주 흥업 동치미막국수 정보는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여름이면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초록으로 물드는 논과, 바람 따라 일렁이는 평야가 펼쳐진 풍요로운 땅입니다.
그리고 그 들녘 한가운데, 오래된 농가 주택 한 채. 그 안에서 매일 메밀면을 뽑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 사장님은 처음 막국수를 배우기 시작한 건 어린 삼 남매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남편의 수입은 일정치 않았고, 현실적인 삶의 무게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어깨 위로 올라왔죠.
하지만 누구보다 다정했던 남편 덕분에, 그녀의 하루는 고되고도 따뜻했습니다. 동네 사람들 사이에선 두 사람을 ‘잉꼬부부’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이별이었고, 그 후로 사장님은 혼자 가게를 지켜야 했습니다.
이제는 혼자지만, 가게는 여전히 그 자리에서 문을 엽니다. 메밀면을 반죽하고, 국물을 끓이고, 고명을 얹는 모든 과정에 남편과의 추억이 스며 있습니다.
“둘이 함께 했던 그 시간이 익숙해서인지, 지금도 옆에 있는 것 같아요.”
그녀는 그렇게 말합니다. 그 말처럼, 사장님의 막국수는 단순한 음식이 아닌, 함께 살아낸 날들에 대한 기록이고, 그리움에 대한 조용한 표현입니다.
34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메밀면을 뽑으며 지켜온 자리. 그 안에는 포기하지 않았던 엄마로서의 삶, 아내로서의 사랑, 그리고 지금은 혼자서도 꿋꿋이 살아내는 여성의 힘이 담겨 있습니다.
사장님이 만드는 막국수는 그래서 조금 더 깊고, 조금 더 따뜻한 맛이 납니다. 누군가는 국수를 먹으러 가지만, 누군가는 그 마음을 느끼기 위해 이곳을 찾습니다.
강원도의 푸른 들판을 따라 달리다 만나는 작은 집,그곳에서 만나는 한 그릇의 막국수와 한 사람의 인생. 진짜 강한 사람은 소리 없이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라는 걸, 이미순 사장님은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