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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덕. 바닷길을 벗어나 꼬불꼬불 산길을 오르다 보면, 고요한 칠보산 자락에 소담한 산촌 마을이 나타납니다. 불과 열 가구도 채 안 되는 이 작은 마을에선, 장독이 반짝이는 마당으로 맞이하는 집 한 채가 유독 눈에 들어옵니다.
그곳엔 천희득(61), 김위자(62) 부부, 그리고 위자 씨의 친동생 김경복 씨(51)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봄철, 산나물이 지천으로 나는 시기에는 세 사람 모두 바쁘기 그지없습니다. 제피, 참두릅, 고사리 같은 자연의 선물을 찾아 이 산 저 산을 오르내리는 이들. 마치 어디든 함께 움직이는 한 팀 같아, '나물 특공대'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김 위자 씨는 어릴 때부터 산나물을 보며 자란 정통 산골 출신. 그녀에겐 봄 산이 곧 식량창고입니다.
반면 남편 천희득 씨는 도시 생활에 익숙했던 터라, 하루 종일 비탈길을 오르내리는 게 썩 반가운 일만은 아닙니다. 하지만 위자 씨의 동생 경복 씨가 늘 옆에서 웃으며 따라주니, 말은 안 해도 버틸 힘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김위자 씨는 칠보산 자락에서 나고 자란 여섯 남매의 맏딸입니다. 산골에서 여자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한 것만으로도 대단했던 시절. 하지만 그녀는 졸업과 동시에 대구로 내려가 방직공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번 돈은 대부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데 쓰였습니다.
시간이 흘러, 부모님의 병환으로 인해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그녀는 남편과 함께 마을에 정착하게 됩니다.
희득 씨는 한마디 불평 없이 아내의 고향집을 지켜줬고, 지금은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장을 담그며 조용히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희득 씨 또한 어린 시절, 큰집에 보내져 친어머니를 ‘엄마’라 부르지 못했던, 외로움 많은 삶을 살았습니다.
특히 막내 처남 경복 씨는 희득 씨의 마음속에 남다른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매형!’이라 외치며 따라다니던 동생. 지금도 희득 씨는 그를 그냥 ‘복아’라 부릅니다. 가족 이상, 친구 이상의 관계. 세 사람은 그렇게, 산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느 봄날,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아침. 세 사람은 산양삼 밭을 찾았습니다. 수년 전부터 정성스레 가꿔온 밭이었기에, 하나하나 아기 다루듯 조심히 캐내던 중, 희득 씨가 옛일을 떠올립니다.
어느 날, 경복 씨가 몰래 산양삼을 팔아넘기고 그 돈으로 복권을 잔뜩 사들였던 일. 이유를 묻자, 복권이 당첨되면 누나 부부에게 좋은 집도 사주고 싶었다며 해맑게 웃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날도 빗줄기가 거세지고, 잠시 일손을 멈추고 세 사람이 쉬는 사이, 경복 씨는 홀연히 모습을 감춥니다. 우산 하나 없이 시내버스에 오른 그는 어디로 간 걸까요?
복권을 다시 사러 간 걸까, 아니면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경복 씨를 기다리며, 부부의 걱정은 깊어만 갑니다.
가슴 졸이며 기다리는 이 가족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리고 순수한 처남 경복 씨는 왜 홀로 그 비를 뚫고 떠났을까요?
<출연자 연락처>
천희득(남편) 010-4508-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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