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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일산. 이곳에서 세무사 사무실을 운영하는 52세 애경 씨는 네 남매의 맏이입니다. 매년 5월은 종합소득세 신고로 인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일이 많아도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 하나 있으니, 바로 직접 가꾸는 텃밭입니다.
때맞춰 봄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애경 씨의 동생들도 바빠집니다. 둘째 미경 씨는 직접 만든 액비로 밭을 돌보고, 셋째 은경 씨는 집 마당에 씨를 뿌려 온갖 채소 모종을 정성껏 키웁니다. 막내 대권 씨는 세 자매 사이에서 이리저리 움직이며 온갖 일을 도맡습니다.
어느 날, 복숭아 꽃 솎는 일을 하던 대권 씨가 문득 내뱉습니다.
“과수원 있는 집이 그렇게 부럽더라고”
그 한마디엔 다 말 못할 지난 날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섯 식구가 함께 살았던 제주도의 어린 시절은 풍요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 속의 아버지는 술에 취해 있었고, 어머니는 가정을 지키기보단 외부로 마음이 떠 있었습니다.
보호받지 못한 채 자란 네 남매에게 진짜 어른은 없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맏이인 애경 씨는 자연스레 ‘가족의 어른’이 되기로 결심합니다.
중학생 때부터 경운기를 몰고, 고장 난 농기구를 손보며 집안 살림을 꾸렸습니다. 공부도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서른을 넘겨 세무사 자격증을 따냈습니다.
이후 가족들을 데리고 제주도를 떠나 새로운 삶을 시작했고, 동생들의 학업을 뒷바라지했습니다.
동생들은 그런 언니를 ‘왕초’, 아니 ‘아빠 같은 언니’라는 뜻에서 **‘왕빠’**라 부릅니다.
하지만 쉬지 않고 달려온 삶에 쉼표가 생긴 건 4년 전. 갑상샘암 진단을 받았고, 나무를 하다 십자인대까지 다쳤습니다. 몸의 통증은 마음속 묵은 상처까지 끄집어냈습니다.
애경 씨가 아홉 살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집을 떠났습니다. 붙잡는 애를 뿌리친 채, 다음 날 아침 사라진 엄마. 여섯 살, 세 살밖에 안 된 동생들을 데리고 도망 다녀야 했고, 술에 취한 아버지의 폭력을 피하는 게 삶의 전부였던 시절이었습니다.
어머니는 1년 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그 시절의 상처는 지금도 깊게 남아 있습니다. 네 남매 모두 쉰이 다 되도록 결혼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 어쩌면 불행했던 어린 시절에서 기인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애경 씨는 정성껏 제사를 지냅니다. 가족 중 유일하게. 동생들이 아버지를 향해 쌓였던 원망을 쏟아내던 날, 애경 씨는 마침내 어머니를 향해 말합니다.
감정이 격해진 어머니와, 서러움을 쏟아낸 딸. 그렇게 한밤의 폭풍처럼 감정이 터져 나옵니다.
지나간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기로 결심한 애경 씨는 어머니를 모시고 제주도를 다시 찾습니다.
옛집 터, 옥수수를 심었던 마당, 담 너머 귤 향기까지 여전한 풍경 속에서 애경 씨는 깊은 감정의 파도를 마주합니다. 굽은 어깨로 서 있는 어머니의 뒷모습이 유난히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동생들도 하나둘씩 그 짐을 나눠 지고 있습니다. 밥상은 미경 씨가 책임지고, 농사는 은경 씨가 힘을 보태며, 사무실 일은 막내 대권 씨가 이어갑니다. 그리고 어느 봄날, 처음으로 동생들이 반기를 듭니다.
항상 가족을 위해 앞만 보고 달려온 삶. 이제는 조금 느슨하게, 인생을 즐기자는 이야기에 애경 씨도 피식 웃습니다.
찜질방에서 모처럼 넷이서 ‘양머리’를 하고, 얼음 식혜 한잔에 웃음을 터뜨립니다. 가족사진 한 장 없던 이 집. 강아지들과 함께 사진관에 들러 첫 가족사진을 남깁니다.
그리고, 동생들이 전한 헌사. 꽃다발과 함께 전해진 막내 대권 씨의 편지에, 꾹 참았던 애경 씨의 눈물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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