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비금도 105세 김막동 할머니

전남 신안군 비금도. 조용한 바닷마을 한 켠에 103세의 연세에도 여전히 홀로 살아가는 한 할머니가 계십니다.

 

 

김막동 할머니. 나이가 무색할 만큼 또렷한 눈빛과 정정한 걸음걸이, 그리고 스스로 식사를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까지 손수 해내는 삶의 방식은 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명합니다.

 

무려 한 세기를 훌쩍 넘긴 나이임에도 ‘혼자 사는 게 편하다’고 말하는 할머니의 단호한 의지는, 보는 이들에게 신선한 감동과 동시에 묘한 울림을 줍니다. 혼자라는 것이 외로운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 선택한 삶이란 걸 보여주고 있죠.

 

김막동 할머니 장수 비결

 

 

할머니의 장수 비결 중 하나는 의외로 ‘단맛’입니다. 한때 입맛을 잃었던 시기에 입에 맞았던 설탕의 달콤함. 그 후로 반찬이든 막걸리든 설탕을 넣어 먹는 습관이 이어졌다고 합니다.

 

건강에는 그다지 좋지 않을까 염려되지만, 김막동 할머니는 지금까지 큰 병 한 번 없이 건강하게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할머니 주변에는 언제나 이웃들이 드나들며 안부를 묻고 손을 내밉니다. 덕분에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이 하루하루가 꽉 찬 삶. 혼자지만 절대 외롭지 않은, 누구보다 따뜻한 시간이 할머니 곁에 머물고 있습니다.

 

 

자식이 없거나 사연이 있을까 싶지만, 김막동 할머니에겐 든든한 5남매가 있습니다. 자식들은 어머니가 나이도 많고 홀로 계시니 함께 살자고 권하지만, 할머니는 한사코 고개를 젓습니다.

 

 

자식들 집에 가면 괜히 불편하고 미안하단 겁니다. 자신 때문에 자식들이 불편을 감수할까 걱정이고, 무엇보다 오랜 시간 익숙해진 ‘혼자 사는 일상’을 놓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누구 눈치도 보지 않고 자유롭게 지낼 수 있는 지금의 삶이야말로 할머니가 바라는 편안한 삶이니까요.

 

그렇다고 늘 담담한 건 아닙니다. 때때로 자식들이 다녀간 뒤엔 문득 허전함이 몰려오고,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도 잠시, 다시 본연의 삶으로 돌아가 씩씩하게 하루를 이어가는 모습은 삶의 연륜이 묻어납니다.

 

 

최근에는 자식들이 방문하고 떠난 뒤, 셋째 아들 유송문 씨가 걱정되는 마음에 섬을 나서던 발길을 돌려 어머니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처럼 자식들의 마음도 크고 따뜻하지만, 할머니는 그저 자신의 자리에서 소박하게 하루를 살아갈 뿐입니다.

 

 

며칠 뒤, 마을에선 어버이날을 앞두고 잔치가 열렸습니다. 과거 김막동 할머니의 100세 생일잔치를 열어주었던 자원봉사자들이 이번에도 손수 음식을 장만해 어르신들을 대접했죠.

 

 

비록 자식들과 함께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이웃들과 함께한 식사와 웃음이 가득한 시간은 할머니에게 무엇보다 소중한 하루였습니다.

 

 

잔치의 흥겨운 분위기에 어깨춤이 절로 나고, 할머니의 미소가 환하게 피어났습니다. 이처럼 김막동 할머니의 하루는 혼자이지만 결코 쓸쓸하지 않습니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짐이 되지 않으면서도 주변 사람들과 따뜻함을 나누며 살아가는 103세의 싱글 라이프. 혼자서도 참 잘 살고 계신 김막동 할머니, 그 삶은 누군가에게 큰 용기와 위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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