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한 바퀴 순천 능이 닭장 떡국

‘동네 한 바퀴’ 330회에서는 순천의 여름 풍경과 그 속에 깃든 따뜻한 이야기를 따라가 봅니다. 그 여정의 시작은 순천만국가정원. 계절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 이곳은 이름처럼 살아 숨 쉬는 정원입니다.

 

 

👉동네 한 바퀴 순천 닭장은 아래 버튼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순천 닭장

 

 

 

순천 원도심의 주택가를 걷던 중, 이만기의 눈길을 끈 글자가 하나 있습니다. 식당 외벽에 적힌 ‘닭장’. 처음에는 닭을 키우는 우리인가 싶었지만, 사실은 전라도 내륙 지역에서 전해 내려오는 전통 음식의 이름입니다.

 

 

‘닭장’은 본래 꿩을 조선간장에 졸여 만든 ‘꿩장’에서 유래했습니다. 하지만 꿩을 쉽게 구할 수 없었던 시절, 사람들은 대신 집에서 기르던 닭으로 이 음식을 만들어 먹기 시작했죠.

 

 

 

 

그리하여 ‘꿩 대신 닭’이라는 말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예전엔 닭도 귀한 식재료였기에 설날처럼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습니다.

 

 

닭장을 직접 만들고 있는 순천의 이창규·남정례 부부는 어린 시절 항아리에 담아두고 먹던 그 맛을 기억합니다. 그 추억을 되살려 지금은 능이버섯을 더한 특별한 닭장을 만들어 순천에서도 몇 안 되는 닭장 전문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부부의 이야기는 참 정겹습니다. 남편 이창규 씨는 아내의 손맛을 믿고, 무려 18년간 운전해온 개인택시를 접고 식당을 열었습니다.

 

 

아내 남정례 씨는 조선간장을 기본으로 김치 다섯 가지를 척척 만들어내는 능숙한 솜씨의 소유자. 두 사람은 음식 하나하나 손수 만들어 손님들에게 내놓고, 그렇게 차곡차곡 돈을 모아 지금의 가게를 조금씩 갚아 나갔다고 합니다.

 

 

그들의 닭장 한 그릇에는 단순한 맛 그 이상이 담겨 있습니다. 지나간 시간, 가족의 추억, 그리고 부부가 함께 걸어온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죠. 

 

 

‘동네 한 바퀴’는 이렇게 한 도시의 골목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잊히지 않는 음식의 이야기를 통해 진짜 ‘사람 사는 냄새’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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